안 좋은 기억이 반복되는 가게. 그곳은 어떤 가게일까?
맛있는 음식 술 좋은 사람들.
그 가게를 반복해서 찾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다.
반대로 가게를 꺼리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?
불친절한 직원 안좋은 상품상태 가게를 이용했던 나의 상태가 부정적일 때.
좋은 기억의 가게는 자주 찾게 되지만
안 좋은 기억이 반복되는 가게. 그 곳은 어떤 가게일까?
내가 자그만한 술집을 운영했을 때다.
한 손님과의 첫 만남이 떠오른다.
3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유독 상기된 얼굴 짜증이 가득한 표정인 손님이 있었다.
메뉴판을 볼 때도 먼가 탐탁지 않은 표정이었다.
안주를 먹고서 표정이 살짝 풀리는 것 같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은 아닌 것 같아 다음에는 안 오시겠거니 했다.
다음 만남은 그리 멀지 않았다.
사장님 입헹궈야하니까 빨리 주세요.
예상치 못했지만 첫 만남이 그래도 괜찮았는가 보다.
거의 1차를 하고 2차를 오는 편인데 1차 음식이 어땠는지 표정으로 알 정도였다.
뭔가 맛이 없는 음식에 화가 많이 나는 타입인가 보다.
그 후 자주 가게를 찾아 주었다. 올 때마다 점진적으로 밝아지는 모습을 보니 무언가 뿌듯했다.
처음에 시크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 행복한? 소녀의 모습이었다.
자그마한 체구인데 어디로 다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양도 엄청났다.
대화도 가끔 나누었는데 그때마다 칭찬을 얼마나 해주던지 그 시절 우울함의 결정인 나에게 자존감을 많이 채워주던 손님이었다.
내가 그 정도 인가? 아니 그냥 하는 소리인가? 싶었지만 또 아쉬울 때는 아쉽다 말해주는 사람이었다.
그래서 전에 하던 칭찬이 진심이었구나 느꼈다.
메뉴들도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어느 순간 술도 꼭 일품진로만 시켰다.
나름의 가게에 대한 애정표현이 아닐까 싶었다.
그 후 한동안 안 보이다가 다시 가게를 찾았는데 알고 보니 미국? 에 갔다가 한국 도착하고 여기 생각나서 바로 온 거라 말해주었다.
아 이 사람에게는 여기가 아지트구나.
나와 가게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외부사정에 의해 찡그렸던 기억이 반복되는 이 가게 가 그 사람에게는 아지트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.
물론 지금은 폐업하게 되어 매우 미안할 따름이다.
폐업 후 그동안 우리 가게에 왔던 기억과 사진들을 블로그에 절절히 올려준 걸 발견했다.
뭔가 답신이라 기는 메시지가 없는 것 같지만
다음에 가게를 차리게 된다면 꼭 초대하고 싶다.
각설하고 나에게도 그런 가게가 있다.
우울하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가기 때문에 그 가게에 대한 좋은 기억보다는 부정적인 기억이 훨씬 많다.
내가 음식 관련 블로그를 시작하려고 마음먹게 된 가게.
다음 포스팅은 그 가게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.
2024.11.08 - [분류 전체보기] - [전주 태평 진미집] 나의 10대 그리고 30대를 책임진 연탄불고기와 가락국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