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24.11.07 - [분류 전체보기] - 안 좋은 기억이 반복되는 가게. 그 곳은 어떤 가게일까? [아지트 술집]
위의 사연을 보고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.
나의 10대 그리고 30대를 책임진 연탄불고기와 가락국수
부모님 손잡고 가던 진미집은 사실 중앙시장 뒤 편에 있었다.
고추장과 고기의 지방이 연탄과 만난 냄새.
그리고 따뜻한 멸치? 오뎅? 육수에 깻가루가 만난 냄새.
그리고 사람냄새.
항상 가면 전주 사람은 다 여기 모였나 할 정도로 시끌벅적하였다.
이곳은 나에게 냄새로 다가왔다.
나는 이 곳 음식이 너무 마음에 들어
아버지가 늦게 들어오는 토요일 저녁은(내 기억상에는) 매일 엄마를 졸라 진미집을 시켜 먹곤 했다.
그때마다 티브이에서는 느낌표:눈을 떠요를 봤었는데 나는 그 경험에서 미각이 살아나지 않았나 싶다.
서울에서 지내게 되면서 오랫동안 전주에 내려오지 못했다.
집밥과 진미집을 항상 그리다가 드디어 전주에 도착을 했다.
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진미집은 그날 문을 닫았었다.
난 어디로 가야 할까?
정처 없이 걷던 도중 태평진미집을 발견했다.
익숙한 얼굴이 보였다.
진미집에서 국수를 말아주셨던 사장님이 고기를 굽고 계셨다.
그리고 자주 가던 나를 알아보셨다.
그 이후 본점도 다시 가보았지만
나의 어린 시절의 냄새는 본점보다 태평진미집이 더 유사했다.
나는 항상 그곳에 가면 김밥과 국수 그리고 연탄불고기를 시키고 나머지 반찬은 받지 아니하고 고추와 쌈장만 받는다.
먼저 나온 김밥과 국수에 소주를 한잔 하다 보면
그 후로 모락모락 김이 나오는 연탄불고기가 나온다.
그것과 같이 소주두병을 딱 마시고 나온다.
나는 특히 가락국수를 좋아해서 컨디션 좋은 날은 국수를 한 그릇씩 더 먹고 나온다.
(지금은 국수 곱빼기가 생겼다.)
다른 분들은 상추 그리고 깍두기를 넣고 김밥쌈을 드시는데 만약 이 글을 보고 가시는 분이 있으면 꼭 그렇게 드시길 바란다.
기쁠 때 보다 마음이 복잡할 때 우울할 때 슬플 때마다 찾아가던 곳이라 좋은 기억이 많은 가게는 아니지만
힘들 때 도망갈 수 있는 아지트 태평진미집이 오래 그 자리에 남았으면 좋겠다.
원래는 4시까지 했었고 배달도 가능했지만 요즘은 나를 국수삼촌이라 부르던 이모님이 디스크문제로 그만두시게 되어
시간도 줄고 배달도 안되게 되었다.
그래서 전보다 덜 가게 되었지만 아직도 많이 찾는 가게이다.
앞으로는 기쁠 때가 많아서 좋은 기억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가게가 되었으면 좋겠다.
이상 나의 아지트 태평진미집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겠다.